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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실험실

공공 미술터

 

 

공공 미술터 

기간 : 2021년 11월 17일~12월 9일 / 총4회 

시간 : 수요일 오후4시~6시

참여 : 동글이 6명(은수, 제은, 주하, 시은, 한아, 규원), 청공 솜, 규원 동생 규민이

진행 : 규원이 엄마_ 뜰(이시원) / 멘토_ 더키(한덕희)

   

 2021년, 공공 가을학기 참여자들 중 몇몇과 함께 [공공 미술터]란 이름을 걸고 단기 미술 수업을 만들었다. 발도르프교육에서 하는 습식수채화와 막대크레용 드로잉을 하였는데, 한 번 만날 때마다 채색과 드로잉을 각각 한 시간씩, 총 2시간을 하였다. 수업 내용은 처음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계절이 겨울로 넘어가면서 바뀐 것도 있었다. 함께 그리는 게 즐거웠던 4회의 수업 내용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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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식수채화_ 색깔과 친해지기

 습식수채화를 처음 접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 도구 다루는 방법을 익히며 기본색상 중 몇 개를 선택해서 단색 칠하기를 하였다. 레몬 노랑은 앞으로 우리가 다룰 여섯 가지 색 중에 가장 밝은 색이다. 레몬 노랑을 도화지 가득 칠할 때 아이들은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나비처럼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었을까? 적어도 무겁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어서 푸른 하늘과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울트라마린 블루, 프러시안 블루를 칠했다. 진하게도 칠하고 연하게도 칠하면서 하나의 색이 농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느껴보았다.

 

 막대크레용 드로잉_ 동물 그리기1

 막대크레용으로 그리는 이유 중 하나는 드로잉을 선이 아닌 면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다. 막대크레용은 두툼한 직사각형 모양이라 테두리를 따서 그리는 그림이 아닌, 대상을 면으로 그리는 것에 익숙해지기에 적합하다.

 동물 그리기의 시작은 대상을 관찰하는 것이다. 동물의 몸을 이루는 커다란 기본도형을 찾아보았다. 발견한 기본도형으로 머리, 몸통 등 큰 덩어리들을 그린 뒤, 도형과 도형의 연결이 어떤 기울기로 되어있는지 관찰하며 덧칠해서 전체 형태를 그렸다. 이후 세부 묘사를 조금 더 그려서 그림을 완성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두 종류의 새를 그리고 개의 머리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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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대크레용 드로잉_ 동물 그리기2

 지난 시간에 이어서 같은 방법으로 개의 옆얼굴과 몸 전체를 그려보았다. 그리고 다음 시간, 수채화를 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세 가지 색의 크레용을 골라 화면을 분할해서 색칠해 보았다. 각각의 색이 드러나는 부분도 있고 서로의 색이 섞여서 이차색이 나타나는 부분도 있도록 칠했다. 어떤 색을 얼마만큼 칠할지, 어디에 칠할지는 자유였다. 색의 위치와 색 면의 모양에 따라 추상화처럼 보이기도, 풍경화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습식수채화_ 색과 색이 만나서

 드로잉 시간에 크레용으로 연습한 것을 참고삼아 레몬노랑, 울트라마린블루, 카민- 세 가지 색의 물감을 한 화면에 칠하는데 서로 섞이는 부분이 생기게 칠했다. 어떻게 화면을 나눠서 칠할지는 자유로, 각자 자신의 상상력을 따라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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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식수채화_ 겨울 풍경 그리기

 계획표상에는 황금들판의 가을풍경 그리기였는데 수업이 몇 주 미뤄지면서 무척 추운 겨울이 되었다. 프러시안블루를 메인 색으로 하는 겨울 들판을 그렸다. 간단한 원근법 이론을 알려준 뒤 지평선을 향해 울타리가 뻗어있고 나무가 서 있는 겨울 들판을 예시로 그려서 보여주었는데 아이들은 이를 참고하여 자유롭게 그렸다.

 

 막대크레용 드로잉_ 식물 그리기

 

                     잎은 시들어     _헤르만 헤세

                꽃은 열매가되고 아침은 저녁이 되니

           이 땅은 영원하지 않고 항상 변하고 또 변하네

 

 식물은, 계절의 변화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땅 속 뿌리로부터 자라나 하늘을 향해 줄기와 잎을 뻗고 꽃이 핀다. 꽃이 지고나면 열매가 맺히고 그 속에서 다시 씨앗이 자라 땅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식물을 그릴 때 이렇게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식물의 상을 마음에 담는 것이 중요하다. 헤르만헤세의 글에 곡을 붙인 노래, <잎은 시들어>를 부르며 그러한 상을 담아보려고 하였으나 한 번으로 노래를 익히기에는 부족하였다.

 

 식물을 그리기 전 두 번째 사전 활동으로 <민들레는 민들레>(김장성 글, 오현경 그림, 이야기꽃, 2014)라는 그림책을 읽고 나랑 닮은 민들레를 골라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림책을 보며 눈에 담은 민들레를 떠올리고 땅의 색깔과 하늘의 색깔을 함께 섞어서 민들레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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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식수채화_ 노을 진 하늘 그리기

 마지막 시간에 계획대로 감정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릴까 고민하다가,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을 담아 해가 지는 하늘을 그렸다. 노랑, 주황, 분홍, 보라, 푸른색 등 다양한 색깔이 가득한 하늘은 그리기 쉽지 않았지만, 색깔이 서로 만나 번지며 어우러지는 습식 수채화의 즐거움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막대크레용 드로잉_ 성탄절 풍경

 성탄절 하면 떠오르는 풍경을 세 가지 기본색상 크레용으로 그렸다. 그림의 배경을 초록색으로 하기로 하고 완성된 그림들을 트리 모양으로 만들어 붙였다.

 이 수업을 준비할 때 곧 다가올 성탄절을 위해 그림으로 트리를 만들려는 목적이 있었다. 그래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성탄절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기보다 초록색이 배경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아이들로 하여금 기계적으로 칠하게 만든 면이 있었다. 4회 수업 중 가장 아쉬움이 남았다.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다 함께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벽에 붙여 전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