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글 일기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방법으로 진행해보았습니다. 바로 감정 단어 목록을 만들어 오늘 내가 겪은 감정을 고르고 그 감정을 중심으로 하루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동그리로 하여금 하루를 성찰하는 관점을 다르게 주기 위해 행위가 아닌 감정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일어나서 씻고, 밥 먹고, 학교갔어가 아니라, 그 안에 들어있는 감정들을 세세하게 들여다보길 바랍니다.
기쁨이 다 똑같은 기쁨이 아니듯이 모든 순간을 붙잡아 향유할 수 있길.
나는 오늘 하루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다비드의 이야기
동글 일기는 하루를 돌아보고, 내가 그동안 느꼈던 감정들을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나의 이야기를 해보는 경험을 할 수 있기도 했다. 앞서 말했듯 동글 일기는 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듣고,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조금 어려워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어떤 감정을 어떻게 써야 할지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개인적인 이야기들과 감정이다 보니 나누는 것을 어려워하기도 했다.
나는 이런 어려움을 진행 방식이 해결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나의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는 이 공간을 나에게 편하고, 믿을 수 있는 곳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쓰고 싶은 장소에서 편하게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공간적인 편안함을 주었던 것 같다. 심적인 편안함에는 학기 동안 한 번 이상만 공유하면 된다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우리는 네가 나눌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줄 거야.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던 것 같다. 오히려 이런 방식이 아이들의 집중도와 참여도를 떨어뜨릴 수 있지 않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다림을 통한 서로의 믿음이 더 깊은 관계를 만들고, 서로 더 솔직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그렇게 생긴 편안함이 걱정 없이 온전히 그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스누피의 이야기
동글일기는 가을학기 때 새롭게 짠 프로그램이다. 수업을 다 한 후에 일기를 쓰는 시간인데, 특별한 점이 있다면 오늘 나의 ‘감정’을 감정목록 중에 선택해 쓰는 것이다. 동글일기를 쓰면서 내가 자주 쓴 감정은 ‘지친’, ‘피곤한’, ‘조급한’, ‘반가운’, ‘기쁜’, ‘뿌듯한’ 등이었다. 가을학기를 했던 시기가 학교에 다니느라 바빠서 감정을 돌아볼 새가 없었는데, 일기를 쓰면서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어서 좋았다. 흥분된 감정들이 누그러지고 평온과 잔상이 남았다.
아이들도 동글일기를 쓰는 시간 만큼은 차분하게 앉아서 자기의 글을 썼고, 개인차는 있었지만 모두가 하는 프로그램으로 하기 잘했다고 느꼈다.
Write_ 예청공 다비드, 청공 스누피
Edite_ 청공 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