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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않았던, 8일간의 여름학기 캠프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수업은 욕구노트 작성과 주제탐구 프로젝트이다. 두 수업이 연결되는 느낌이 강하고 여름학기의 가장 주축이 됐던 활동이라 그런지 가장 기억에 많이 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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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인 주제탐구 프로젝트는 8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며 아이들이 공들인 수업이었다. 욕구노트를 바탕으로, 청공단이 비슷한 욕구를 가진 친구들을 묶어 두 조로 나누었다. 시작은 가상의 여행지를 만드는 팀과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하는 팀으로 나뉘었지만 애니메이션 팀에서 정말 하고 싶은, 자신의 욕구를 찾아가는 과정을 한 번 더 겪은 뒤 보드게임 제작 팀으로 변경되었다.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것들을 찾으며 진행해나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열심히 주제탐구 시간을 가지며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어낸 결과물을 발표하는 발표회 날에는 나름의 체계적 답변을 해내는 걸 보며 괜히 뿌듯하기도 했다. 나는 가상의 여행지 팀의 프로젝트를 돕는 역할이었다. 초반에는 서로 낯을 가리며 조용히 업무 분담을 하고, 프로젝트 계획을 세우기 바빴던 친구들이 갈수록 서로 친해진 건지 장난도 늘어 분위기도 편안해졌다. 수업 진행 중 가장 걱정이 됐던 건 아이들 사이의 참여도 차이나 열정 차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말 모두가 이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 건지, 이게 모두의 욕구를 녹여낸 게 과연 맞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우려되는 마음에 여러 번 아이들에게 주제를 바꾸고 싶진 않은지, 너희들 개인의 성장이나 욕구가 반영이 된 건지 물어 봤을 때 모두 자신의 욕구가 맞으며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내가 판단하는 것과는 다르게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 경험이었다. 아이들의 프로젝트에 과하게 개입을 하며 어떻게든 진행을 시키려 했던 적이 여러 번 있던 것 같기도 하다. 추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됐을 때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지켜봐야 한다는 걸 꼭 명심하고 싶다..
Write _ 예청공 단지
Edit _ 청공 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