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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배움터;동글/[수료작] 밸류리포트

[서로배움터:동글 밸류리포트] 재미를 거꾸로 하면 미재. 공공의 미제인 재미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본다. (이시은)

재미를 거꾸로 하면 미재. 공공의 미제인 재미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본다.

이시은

 

   나는 공공의 구성원 중 하나인 동그리에 속해있는 이시은*이다. 이 글에서는 공공의 7가지 가치인 인성, 재미, 같이, 마을 자원 활용, 자기 주도, 세대 연결, 삶과 배움의 연결 중 하나인 '재미'에 대해 서술할 것이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사전적인 의미의 재미는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이라고 한다. 그럼, 사전적 의미의 재미가 아닌, 공공에서의 재미란 무엇일까? 가치 아이디에이션 활동*의 결과에 따르면, 공공의 재미란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며, 새로운 경험을 하고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제, 동그리들이 언제 공공에서 재미를 느꼈고, 어떤 활동이 재미있지 않았는지, 그 활동을 재미있게 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조사해보도록 하겠다. 

   현재 진행하는 가을학기에 참여한 동그리들 인터뷰 결과, 대체로 캠프 활동을 재밌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캠프의 장소가 행인 서원이든, 강릉 바다든 평소와 다른 장소에서 장기 프로젝트가 아닌, 비교적 짧고 빠르게 진행되는 가벼운 프로젝트를 즐기는 것으로 예측된다. 캠프에서 무엇을 하든지, 이색적인 장소가 부여하는 설렘과 함께 단기적인 프로젝트가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주고, 동그리들 내에서 조를 나누어 활동해 협동심과 승부욕을 높여주어 많은 동그리들이 인상 깊게 뇌리에 박히고, 재미있다고 느끼게 된다. 또, 늦은 시간까지 모여 수다를 떨고, 평소에 하지 않았던 아이엠 그라운드나, 공공칠빵 등의 게임을 하며 노는 것도 그들이 재미를 느끼기에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다른 결과로는 친구들끼리 소소한 잡담을 하거나 한 동그리가 다른 동그리를 놀리는 걸 지켜볼 때, 프로젝트 도중 맥락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 등이 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하나의 결론을 내릴 수 있는데, 대부분의 동그리들은 머리를 쓰는 복잡한 활동 대신에 가볍게 즐길 수 있고, 다 같이 참여하며 웃고 떠들 수 있는 활동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또, 평소와 다른 환경에서 집중이 잘되고,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결과도 있다. 이를 토대로 하여 공공에선 장기적인 프로젝트나, 머리를 쓰는 활동을 할 때 주기적으로 리프레시 타임, 즉, 가끔 야외활동을 하며 동그리들이 숨을 돌기고 머리를 비울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어떨까? 

   또 다른 주제로 동그리를 인터뷰하였다. 위의 인터뷰 내용은 공공에서 했던 모든 활동 중에 재미있다고 느낀 것들에 대하여 인터뷰 하였지만, 이번에 서술할 인터뷰 내용은, 공공에서 재미없었던 활동과 그를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법한 대책에 대한 것이다. 앞서 말했듯, 동그리들은 주로 머리를 쓰거나 많은 생각을 하고 결론을 내야 하는 활동을 재미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예시로, 인터뷰한 다섯 명의 동그리중 네 명의 동그리가 현재 진행하는 밸류 리포트가 재미없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밸류 리포트는 개인의 생각과 느낌뿐만 아니라 인터뷰 하거나 예시, 자료 등을 찾아보는 것처럼 여러 가지 복잡하고 귀찮은 일을 하며 작성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동그리들이 벨류리포트를 재미있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포스트잇을 가지고 하는 대부분의 활동을 재미없다고 느낀다는 게 있다. 포스트잇에 생각을 적어 정리하는 활동을 포괄적으로 '유목화'라고 말하는데, 이 유목화 활동을 진행하는 동그리들은 그것을 아이디어 착취로 느낀다고 한다. 소수의 동그리는 이 활동이 필요한 건 맞지만 그리 즐겨 할 만큼 재미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활동 역시 의견을 많이 내고, 생각을 많이 필요로 해서 때문에 동그리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동그리들이 공공 활동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방안은, 그 활동을 없애고, 동그리들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활동을 추가하는 것이지만 재미없다고 느끼는 것들을 전부 빼버리면 공공 활동의 목적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동그리들이 힘들어하는 활동이 주로 프로젝트 실행 단계에서 일어난다.) 개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한 대안을 내보려고 한다. 동그리들이 재미없다고 말한 활동을 정리해보자면, 벨류 리포트, 유목화, 발표이다. 이 활동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청공이나 예청공이 무조건 하라고 동그리들에게 강요한다는 것이다. 밸류 리포트를 쓰는 시간을 예로 들어보자. 동그리가 힘들거나, 오랜 시간 동안 머리를 쓰는 것에 지쳐서 키보드에서 손을 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청공 또는 예청공 중 1명 이상이 빨리 글을 쓰라고 말할 것이다. 동그리는 글을 쓰는 행위 자체를 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써야 하는 것이다. 나도 몇 번 글이 쓰고 싶지 않아서 잠시 농땡이를 피운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지나나 콜린이 나에게 얼른 쓰라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청공이 계속 글을 쓰라고 닦달하는데 재미가 생길 수 있겠나? 있던 재미도 사라지지. 유목화 활동도 마찬가지로 청공들이 동그리들에게 아이디어를 많이 내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볼 수 있다. 벨류리포트에 비해서 그리 심하지는 않지만, 그마저도 동그리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발표 또한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하라고 지속해서 부담을 주었다. 청공, 예청공들은 이 점을 알고 동그리들에게 "빨리 쓰세요~"라는 말 대신 칭찬과 격려를 해주며 사기를 북돋아 주는 게 어떨까? 동그리들도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열심히 한 만큼의 결과물이 나온다면 그에 상응하는 재미를 느낄 것 같다. 청, 예청공 뿐만이 아니라 동그리들도 공공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많이 협조하며 노력하면 좋겠다.

   앞서 수정할 사항을 서술했으니 이젠 계속 유지하며 발전시킬만한 활동을 살펴보도록 하자. 이 역시도 인터뷰하였다. [항상 공공에서 하는 활동 중 가장 재미있는 건 무엇인가요?] 그에 대한 청공, 예청공들의 답은 이렇다. 먼저, 청공은 동그리들이 친해지는 게 눈에 보일 때, 동그리들이 다 같이 모여서 무언갈 할 때, 하루열기, 마인드 셋을 말했다. 동그리는 프로젝트 도중 잡담을 나눌 때, 다른 사람의 프로젝트 구경할 때, 하루 열기 듣기 등의 대답을 내놓았다. 모든 동그리가 공통으로 말한 활동을 '동그리들끼리 수다 떨 때.'이다. 청공들은 동그리를 관찰할 때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러니 공공은 앞으로 동그리들간의 소통을 지향하고, 프로젝트 커닝을 적극적으로 권고하며 프로젝트 도중 힘들어하는 동그리들에게 재미를 챙겨주어야 한다. 하루 열기는 거르는 일이 없이 꾸준히 진행하며 모두가 즐길 수 있게 활동하자. 모두가 항상 공공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 공공이 더욱 재미있어지려면, 중간중간 산책이나 야외활동을 하며 리프레시 타임을 가지고, 동그리들을 칭찬하고 격려해주며, 다 같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맛있는 간식을 주기적으로 보급하며 동그리들의 슈가 하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또, 다 같이 할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재미라는 가치는 동그리 뿐만 아니라 청, 예청공이 공공 활동을 즐길 수 있게 도움을 주었고, 공공이 아니라 사회에서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가치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의 제목에 대하여 설명하고 글을 마치려 한다. [재미를 거꾸로 하면 미재. 공공의 미제인 재미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본다] 언뜻 보면 특이한 이 제목은 사실 어그로다. 공공의 미제인 재미. 과연 재미가 공공의 미제일까? 대답은 No이다. 공공의 모든 구성원은 공공 속에서 여러 활동을 하며 재미를 느낀다. 그런데 그것에 왜 공공의 미제이겠는가. 그저 흥미를 유발하고 관심을 끌기 위해 지은 제목일 뿐이다. 지금까지 공공의 '재미'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 각주
*이시은: 나이는 15. 용인한빛중학교 재학 중. 글쓰기는 취미로만 남기는 게 좋다고 생각 중이다. 1대 동그리이자 대표 청공이 될 자. 어그로 끄는 걸 좋아한다. mbti는 ENFP.
*가치 아이디에이션 활동: 공공의 7대 가치를 써놓은 전지를 벽에 붙여놓고 각 동그리, 청공, 예청공들의 그 가치에 대한 생각을 적으며 정의하는 활동이다.